여러 나라의 여러 언어를 보다보면 참 신기한 점들이 많습니다.
그 중의 하나가, 외국에서 들어온 단어가 기존에 존재하던 같은 뜻의 단어와 공존하는 경우입니다.
이런 경우에, 외래어가 기존 고유어를 대체하거나, 그 반대의 경우, 또는 각자 다른 의미로 분화되는 등 다양한 양상이 있습니다.
포테토
포테토를 살펴볼게요. 왜 포테이토(potato)가 아니라 포테토냐 하면, 눈치빠르신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일본어의 이야기입니다.
우선, 일본어로 감자는 쟈가이모(ジャガいも) 입니다. 하지만 맥도날드 같은 곳에서 감자튀김을 주문할 때 쟈가이모 후라이라고 말하는 일은 없습니다.
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?
- 쟈가이모 : 생감자, 즉 식물로서의 ‘감자’를 가리킵니다. 농산물로 시장에 납품되는 그대로의 상태로 쓸 때 쓰는 말이에요.
- 포테토 : 주로 감자를 가공하거나 요리한 결과물(메뉴 명칭)에서 쓰입니다.
한국어에서 닭과 치킨의 관계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드네요.
닭버거, 후라이드닭이라고 하지는 않는것과 유사하네요.
칩
영국과 미국의 영어가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겠죠?
그 중 chips 도 유명하고 재미있는 사례입니다.
chip은 작게 썬 조각이라는 뜻으로 17세기경부터 나무·돌·음식 재료 등이 잘려 나간 얇은 조각을 뜻했어요.
감자를 기름에 튀기는 아이디어가 퍼지면서, ‘감자를 얇게 썰어 튀긴 조각’이라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확장됐습니다.
- 미국의 chips: 감자칩은 19세기 미국에서 탄생했고(굉장히 유명한 탄생설화가 있죠), 그 종잇장처럼 얇게 썬 감자튀김을 chips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.
- 영국의 chips: 우리가 아는 감자튀김(프렌치프라이) 를 의미합니다. 이건 벨기에와 프랑스가 서로 자기가 원조집이라고 싸우고 있죠.
미국에서는 감자튀김을 프렌치프라이(french fries) 라고 부르고, 영국에서는 감자칩을 크리스피(crisps) 라고 부릅니다.
재밌는 점은 돌돌 말려있는 컬리프라이(curly fries) 는 영국에서 그대로 그렇게 부릅니다. curly chips라고 하지 않아요.
다시 일본어로 돌아와서 감자칩은 ポテトチップス(포테토칫푸스)를 줄여 ポテチ(포테치)라고 부릅니다. 감자튀김(french fries(미), chips(영)) 은 후라이도 빼고 보통 ポテト라고 부른다고 하네요.
오늘 야식은 감자칩 어떨까요 ㅎ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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